대한약사회(회장 김대업)는 ‘한약급여화 협의체’ 참여 요청에 대해 조건부 참여를 결정했다. 하지만 대약은 요구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즉각 동 협의체를 탈퇴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한약사회는 협의체의 의결구조에 대한 우려와 부담감을 갖고 있으므로 논의 절차와 의결 구조에 대해서 이를 해소 할 수 있는 이행조건 등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약사회 일각에선 이를 두고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해 그동안 미뤘던 부담과 견제의 논리가 매우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협의체 구성에 있어 한의협과 한약사회간의 관계가 불편하다는 이유다.

대약이 지난 15일 밝힌 우선 협의체 운영방식에 대해 협의를 기본으로 운영되는 논의구조가 되어야 하며 협의체 참여 기관을 대상으로 한 다수결 방식의 의결구조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도 이러한 논리와 일맥이 통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협의체에서 논의될 주요 내용이 한의학이나 한약 사용의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가 보건의료 체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사안으로 국민의 건강을 담보해야한다는 점과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된다는 측면에서 ‘협의체’에 대한의사협회와 의학회 등 의료계의 참여 필요성 제시도 이 같은 대약의 부담감을 표면적으로 보여 준 셈이다.

'완전(첩약·한약제제) 한약분업 vs 부분(한약제제만) 한약분업'에서부터 '한약제제 취급(면허)권 범위' 등 큼직한 갈등의제들이 한꺼번에 협의체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첩약 포함 완전 한약분업에 대해 한의사에 주도권을 내주면  대약이 자칫 수세에 몰릴 가능성 크다는 우려다. 최근 한의사와 한약사간 화해무드도 약사회 일각에서 조심스러워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난 3일 한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그동안 한의협과 각을 보인 한약사협회 김광모 회장의 참석이 화재였다. 최근 한약사회는 성명서를 내고 공청회를 여는 등 지난 2월 발표된 첩약급여화 연구용역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그는 “이번 보고서 연구 및 시범사업에서 한약사회 한약조제약사가 참여하지 않아 한약정책을 결정한 연구결과로 볼 수 없다”고 비난한 바 있다.

보건의료계 일각에선 열흘이 채 지나지 않아 이러한 원색적인 비난에도 불구하고 상대단체 총회에 참석한 김 회장의 의도가 두단체간 화해모드라고 보고 있다. 한약사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를 부인하면서도 “협의체를 통해 첩약급여화 등에 대한 양보적, 합리적인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며 최근 행보와는 다른 뉴앙스를 보였다.

'완전(첩약·한약제제) 한약분업 vs 부분(한약제제만) 한약분업'에서부터 '한약제제 취급(면허)권 범위' 등 큼직한 갈등의제들이 한꺼번에 협의체 논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약사회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문제는 약사와 한약사는 첩약을 제외한 한약제제 분업은 반쪽짜리인데다,

한약제제 단독분업 시 추후 첩약분업 가능성이 사라진다는 논리를 내세워 완전 한약분업 필요성을 같이 견지해왔다는 측면에서 분명 한약사회와 한의협의 관계개선은 분명 약사회의 걱정거리일 수 밖에 없다.

약사회 일각에선 이미 한약사회가 캐스팅 보트를 주고 한약제제 면허권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 완전한약제제분업시 약사와 한약사는 첨예한 이해관계 속 한약제제 면허권 다툼을 진행해왔다.

대약은 협의체나 협의체 분과위원회에서 논의할 자료 배포에 대해서도 참여기관에서 사전에 충분한 내부 의견수렴과 조율을 통해 자체 입장을 결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므로 반드시 이러한 점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