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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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제제는 환자에게 건강과 신뢰를 담보합니다양.한방개념 모두 익숙한 직능은 약사뿐입니다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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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18  10: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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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미소약국 대표약사 배현 약력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95학번

2010년~현재 밝은미소약국(분당) 운영

2013년~현재 팜클레스 한방전문강사

현) 헬스경향 칼럼리스트

현) 헬스경향 자문위원

현) 아로파협동조합 학술전문위원

현) 오연모 한방자문위원

네이버 블로그 배약사의 건강정보(https://blog.naver.com/28teen) 운영

저서) 몸을 위한 최선 셀프메디케이션

핵심 상한론 48처방

   
▲밝은 미소약국 대표약사 배현(사진)

환자와의 대화는 약사를 사유하게 합니다

“진서야, 거긴 왜 들어가?”

약국으로 뛰어 들어오는 꼬맹이 친구. 그리고 그 뒤를 흘겨보는 엄마.

“엄마, 이거! 뽀로로 사탕!”

어눌한 말솜씨라도 원하는 것을 똑 부러지게 말하는 진서는 3살배기 여자 아이 입니다.

“오늘 예방 접종 씩씩하게 맞았으니 하나 사줄게.” 3000원짜리 건강기능성식품 ‘뽀로로 비타씨’가 따끔하게 욱신거리는 주사 통증도 싹 날려주는 최고의 약이 되는 순간이죠. 엄마는 못 이기는 척 아이에게 상을 주고 결재를 합니다. ‘삐익’하는 소리가 날 때까지 아주 잠깐 시간이지만, 매대 위에 턱을 괜 아이의 마음은 안절부절입니다.

“자, 이제 가져가도 된다.” 사탕을 받아 든 아이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죠. “하루에 두 개만 먹어야 돼. 알지?” 볼일 다본 아이는 제가 말하는 것도 듣는 둥 마는 둥, 이제 봉지를 열어 하나 빨리 달라고 보챕니다. 아이에게 후한 상을 내려 준 엄마는 영수증을 지갑에 챙기면서 문득 생각난 듯 질문을 하죠.

“약사님, 요즘 비타민디를 먹으면 좋다던 데 어때요?”

“적당량 복용하는 것은 아주 좋지요. 아이의 경우 하루에 400단위, 어른의 경우 1000단위 드시면 적당해요.”

“비타민디는 다 부족하다 던데 많이 먹으면 좋은 거 아니에요?”

“그렇지 않아요. 특히 비타민디는 지용성이라 몸에 쌓이거든요. 고농도로 쌓이면 고칼슘혈증이 나타나서 구역, 구토,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해요.”

엄마는 자못 놀란 눈치입니다.

“정말요? 난 몸에 좋다고 해서 막 먹였는데……”

“비타민디는 여기저기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요. 하루 먹는 용량을 체크하면서 복용하는 것이 좋답니다.”

진서 엄마는 그 이후에도 이런저런 평소 궁금했던 내용을 물어 보았고, 상황이 허락하는 한에서 상담해 드렸습니다.

 

국민옆에 늘 가까이 있는 약사.약국

한국에 웰빙 열풍은 2000년대부터 불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사는 것 자체가 중요 했더라면, 이제는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해 진 것이죠. 이에 발맞춰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사이트에는 수많은 건강 정보가 넘쳐납니다. 구글 검색창에 ‘갑상선 기능 항진증’ 키워드를 입력하면 약 352,000개의 검색 결과가 여름철 소나기 내리듯 쏟아져 나옵니다. 뿐만 아니라 건강에 관련된 다양한 책들도 꾸준히 판매 상위권에 들어 있지요.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작 자기에게 맞는 정보를, 특히 전문 영역인 의약 정보를 찾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자신의 건강에 이상 신호가 왔을 때 적절치 못한 정보의 과잉은 두려움과 공포를 심어줄 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건강에 관한 사항은 전문가와 직접 상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건강에 대한 체계적인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의료보건 전문가는 바로 의사, 약사, 간호사들이지요. 그 중에서 가장 낮은 문턱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약사입니다.

 

한방과 약방을 모두 체험하는 공간은 약국뿐입니다

약국은 처방 조제뿐 아니라 건강에 궁금증이 있는 사람은 누구라도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몸이 피곤해서 ‘박카스’, ‘원비디’ 한 병을 먹고 싶어도, 감기 기운이 있어서 가벼운 ‘감기약’을 복용하고 싶어도 쉽게 방문할 수 있죠. 필요한 제품을 구입하고 나서 혹시 궁금한 점이 있다면언제든지약사에게물어볼수도있습니다. 앞서 ‘진서’의 경우처럼 ‘비타민 사탕’ 하나를 사더라도 아이의 컨디션에서부터 영양 요법까지 상담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바로 약국인 것이죠.

약국에는 의약품(전문 의약품, 일반 의약품)뿐만 아니라 건강 기능성 식품, 화장품, 동물 의약품, 식품, 의료기기까지 건강에 관련된 다양한 제품들이 갖춰져 있습니다. 의약품 중에서 전문 의약품은 의사가 발행한 처방전이 있어야만 구입이 가능하지만, 일반 의약품은 의사의 진단 없이 구입이 가능합니다. 일반 의약품은 타이레놀, 판피린, 베아제와 같은 현대의학적 원리로 만들어진 일반 의약품과 갈근탕, 소청룡탕과 같은 한방 원리로 만들어진 한약 제제로 나누어 볼 수 있어요. 즉, 약국은 양방과 한방 원리로 만들어진 의약품을 동시에 구입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것입니다.

 

인체를 보는 시각은 한방과 의학의 차이를 만듭니다

한방은 수 천 년간 이어져온 동양 의학입니다. 중국에 기원을 두고 있지만 중국, 한국, 일본에서 각각 독자적으로 발전해 왔지요. 서양 의학이 몬디노의 해부학, 데카르트 사상, 현미경 등 도구의 발달로 기계론적 의학으로 나갔다면, 동양 의학은 수 천년 전 시작된 음양론, 장상론을 바탕으로 ‘관계론적 의학으로 명맥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동양 의학은 어찌 보면 고대 의학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것 같지만, 임상을 통해 효과가 있는 것 들만 남기고 효과가 없는 것들은 드롭drop시키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방과 현대의학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체를 보는 시각입니다. 한방은 관계론적이며 전인적입니다. 하나의 장부가 병이 들면 다른 장부도 연대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이죠. 이에 반해 현대 의학은 하나의 장기에 병이 들었다면 그 장기를 치료하는 것에 우선을 둡니다. 소화 불량의 상태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소화가 안되는 것은 근본적으로 위장관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한방에서는 비위뿐 아니라 간이나 신장에도 그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원인이 되는 장부를 동시에 치료해야 증상이 낫는다고 보고 있어요. 현대 의학에서 소화 불량을 다스릴 때 제산제, 위장 운동 촉진제를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어떤 관점이 옳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현대 의학이던 한방이던 인간이 만든 의학은 아직 완벽한 모습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체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것은 환자 건강 관리 차원에서 더욱 유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는 약국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한방의 유용성은 그 의미가 존재합니다

얼마전에 왔던 40대 환자는 편도염이 너무 심해서 병원에서 수액 조치를 받은 후 약국에 방문했습니다. 잿빛 안색, 너무 힘들어 처방 접수만 간신히 하고 환자 대기석에 털썩 주저 앉는 모습이 심상치 않아 보였습니다. 조제를 하는 동안 쉬고 있는 줄 알았던 이 환자는, 점점 컨디션이 나빠지더니 손발이 차고 추워하면서 기운 빠지고 어지러움을 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방적으로 보면 수액은 물水氣이며 음기陰氣에 속합니다. 심한 감염성 증상을 앓고 있던 환자는 기운이 떨어진 상태로 양기陽氣가 부족한 것이죠. 양기가 떨어진 사람에게 음기를 바로 공급하면 양이 더욱 허해지고 음양의 밸런스가 깨져버립니다. 즉 공급된 수기水氣가 처리되지 못하고 체내에 넘쳐 흘러 버리게 돼요. 이것을 양허수범陽虛水泛이라고 합니다. 양기가 허하기 때문에 기운 없고 추우며, 제어가 되지 않는 수기는 어지러움, 설사, 근육 떨림, 부종 등의 증상을 유발합니다. 이 때 사용하는 처방은 진무탕입니다. 환자에게 간단한 설명을 드리고 그 자리에서 진무탕 드실 것을 권유해 드렸습니다. 따뜻한 물에 진무탕 1회 분량을 녹여 천천히 드신 환자분의 상태는 상당히 호전되어 다행히 안전하게 돌아가실 수 있었습니다

 

한방의 관점은 의학의 빈틈을 채울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약국에 자주 오는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무서운 꿈을 꾸고 나서부터 어지럼증을 호소하였습니다. 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으나 병원에 가서 각종 검사를 해도 아무런 증상이 나오지 않아 괴로워했지요. 아이 할머니도 약국에 자주 오시는 편이였는데, 손주가 원인 모르게 아프니 너무 심란해 하셨습니다. 현대 의학적으로 특별한 진단이 나오지 않았지만 한방적으로는 그 원인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평소 아이는 감정 변화가 심한 편이였고, 수시로 하품을 하는 증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얼굴도 뽀얗고 하얀 편이였지요. 이런 경우를 한방에서는 장조藏燥라고 부릅니다. 감정을 컨트롤하는 심장의 정이 말라서 흥분 조절이 잘 안되는 상태입니다. 이 때 사용하는 한약 제제는 감맥대조탕입니다. 할머니께 설명해 드리고, 감맥대조탕을 주 처방으로 한 한약 제제 복용을 권해 드렸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무서움에 힘들어 했던 아이는 11일 약 복용만으로 모든 증상이 소실 됐고 지금은 잘 지내고 있지요. 이렇듯 한방적 관점은 현대 의학에서 건드리지 못하는 환자의 불편한 점을 개선시키는데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지식의 범람은 축복이 아닙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한방은 비과학적이라고, 오래된 서적에 나온 내용을 답습하고 있는 퇴물일 뿐이라고. 하지만 약국 임상에서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다 보면 한약 제제는 분명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또 적합한 처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상담하다 보면 환자와 많은 교감을 나누게 되고 신뢰가 쌓여 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약사는 현대 생리학, 약리학적 개념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한방적 개념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적 직역입니다. 이러한 통합적 시각은 불건강 상태를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죠. 때문에 환자가 진정으로 불편해 하는 부분을 따뜻하게 감싸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미래는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범람으로 고통받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양, 한방적 개념을 동시에 바라보는 눈을 가진 약사라면 균형 잡힌 건강 정보의 큐레이터로써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날로 위축 되어 가는 한약 제제 시장이지만, 환자와의 진정한 소통을 가질 수 있는 한방적 지식을 갖춘 약사들이 더욱 많아져 국민 건강 관리 서비스의 주역이 되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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