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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개인약국은 매년 감소추세다약국약사만의 입장은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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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11  09: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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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식 한양대약대 교수 약력

한국임상약학회 부회장

한국약사커뮤니케이션학회 부회장

미국 메릴랜드 약학대학 임상 조교수

미국 콜로라도 약대 PharmD

미국 메릴랜드 약대 BS Pharm

   
▲한양대약학대학 최경식 교수(사진)

속도보다 방향을 알아야 미래약국을 만날 수 있다

요사이 극성을 부리던 미세 먼지가 지난 주말에는 절정에 달하여 전국 많은 곳에서 마치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도시 전체가 뿌옇게 보였다는 뉴스가 주말에 계속 보도되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차안에서 이렇게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도 지난 주말에는 마스크를 쓰고 단풍놀이를 가는 행렬로 전국의 명산이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고속도로 정체가 아주 심했었다는 뉴스를 듣고 우리나라 사람의 단풍 사랑은 참으로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미국도 가을이 되면 주어진 천연의 좋은 자연환경으로 아름답게 울긋불긋 해진 가을 산을 찾아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한국에 와서 느낀 점 중의 하나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풍 구경을 가면 “어머나 이 단풍 색깔 너무 이쁘다” “이 빨간색 좀 봐봐” “어떻게 노란색, 빨간색이 이렇게 이쁠까” 등등의 얘기를 서로 나누면서 단풍나무 자체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즐기는 반면, 미국 사람들은 특정한 단풍나무 자체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전체적인 가을 산의 경치를 즐기고 보면서 “So beautiful!” 하며 그 분위기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미국 사람들도 꽃 자체를 즐기려고 페스티발을 성대하게 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매년 3월 말에서 4월 중순까지 약 3주 동안 워싱톤 DC, 백악관 근처에 있는 제퍼슨, 루즈벨트, 링컨, 마르틴 루터 킹 기념관등을 중심으로 한 넓은 호숫가 근처에서 벌어지는 “Cherry Blossom (벚꽃 축제)”이다. 이 기간 만큼은 그 아름다움을 화려하게 보여주는 “벚꽃” 그 자체를 구경하기 위하여 미국 전국과 세계각지에서 매년 평균 150만명 이상 모여들어 주말에는 정말 발 디딜 틈 없을 정도의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어느 날 이 벚꽃 축제를 즐기며 천천히 걸어가던 한 노신사가 앞에서 오는 사람에게 묻는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드링크를 파는 데가 어디죠?” 하고 묻자 “이쪽이요”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아 예, 감사합니다” 라고 하니 상대방도 질문을 한다. “그런데 혹 화장실이 어느 쪽 인지 아세요?”. 그러자 노신사가 “그건 저쪽입니다” 라고 대답을 해준다. 서로 감사하다는 말을 나누고 각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얼마를 걷다 보니 누군가 옆에서 같이 걷고 있는 것 같아서 알고 보니 조금 전 서로 방향을 묻던 사람이었다. 노신사가 묻는다. “저 쪽으로 가셔야 하는데 왜 이 쪽으로 오세요?” 상대방도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노신사에게 얘기한다. “저도 아까 저 쪽으로 가셔야 한다고 했는데 ...”

 

두 사람 다 서로가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 하면서.....

   
 

미국약사의 78%가 개국약국에서 일하고 있다

“4차 산업 혁명”이라는 단어가 우리 환경 곳곳에 여러 가지 다른 의미를 부여 하게 되면서 특히 약사사회에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막연히 약사들에게 큰 부담을 줄 것 만 같은 느낌을 주는 “부정적인 (?)” 단어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많은 것 같다. 특히 “약업계의 4차 산업 혁명” 은 한국에서 보다 미국약업계에서 더 빠르게 진행 될 가능성이 많아 그 심각성은 어떻게 보면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큰 문제가 될 수 도 있겠다.

 

미국에서는 현직 약사들 (2012년 기준 287,000명) 중 약 78% 가 개국약국 (Chain drug stores, Supermarket pharmacies, Independent pharmacies) 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2014년 통계를 보면 67,000 여개의 전체 미국 개국약국 중 약 35,000 개의 약국은 CVS Caremark (9,700) 나 Walgreens (8,300) 같은 체인약국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있다. 2016년 통계에 의하면 미국 개국약국의 일년 총 매출액은 약 $271 billion (300조원) 로 나와 있는데 이중 CVS Caremark $79 billion, Walgreens $83 billion 등의 매출 등을 포함해 top 10 체인 약국이 그 전체 매출액 중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미국약대입학을 위해 재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체인약국들은 대부분 하나의 로컬 조그만 약국에서 시작하여 법인약국형태의 거대 조직으로 발전 해 나간 경우가 많은데 1901년에 Mr. Walgreen이 시카고에서 시작한 작은 약국으로 시작해서 오늘 날의 Walgreens 으로 커진 것과 와 1963년 매사추세스에서 Goldstein 과 동업자 Hoagland 가 조그만 Health and Beauty store 로 시작해 지금은 CVS Caremark 로 성장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아직도 미국약대 학생들은 졸업 후 안정적인 수입과 비교적 좋은 여건 때문에 체인약국으로 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과거와 비교한다면 이제는 졸업생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대우는 받지 못하기 때문에 실망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를 들어 2008년 가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오기 전만 하더라도 약대 학생들은 6학년 1학기에 이미 여러 곳에서 잡 오퍼를 받고 본인이 가고 싶은 곳을 정하기만 하면 되었고 고용계약서에 사인을 하면 2~3년은 회사를 떠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25,000 ~$30,000 의 사인보너스를 일시불로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이후 갑작스럽게 늘어난 약사의 공급으로 인하여 (..이것에 관하여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경제적인 활동을 하지 않던 소위 말하는 장롱면허 약사들의 경제 불황에 따른 구직활동과 1980년대 전국에 75개뿐이었던 약대가 2015년 135개로 급격히 증가된 것이 그 주요 원인으로 뽑히고 있다) 요사이는 약사들의 취업자체가 과거처럼 만만치가 않아 과거에는 약사들의 선호도가 아주 낮아서 약사채용을 많이 힘들어 하던 어느 체인약국도 2009년 이후에는 구인 광고가 나가자마자 신청자가 넘쳐나는 상황이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얘기를 그 회사 인사과 담당자에게 듣기도 하였다. 여기에 더해서 졸업을 하면 당연히 여겨지던 주 40시간 근무제는 많은 체인약국에서 이미 없어지고, 이제는 애초에 고용계약을 할 때 주 32시간 근무기준으로 해서 회사에서 요청하는 경우에만 더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으로 계약을 맺어 졸업생들이 예상했던 수입과는 연 $20,000 ~ $30,000 차이가 나게 되어 당황해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이제는 약사도 졸업 후 원하는 직장을 가는 것이 아니라 잡을 주겠다는 직장이라면 무조건 갈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많아졌다. 특히나 약대 유학생의 경우는 졸업하면 거의 예외 없이 영주권 스폰서 쉽을 받아서 취업을 쉽게 할 수 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아예 그런 회사나 병원들이 없어져서 취업자체가 불가능하게 되어 이제는 미국약대로 유학을 오는 학생의 숫자는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다.

이처럼 과거처럼 취업여건이 좋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업의 안정성과 비교적 높은 수입을 보장받는다는 특성 때문에 약대를 들어오기 위하여 재수 삼수를 하는 경우가 많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약대경쟁률은 아직도 많이 높은 편이다.

변화를 선도하지 못하면 거대약국체인도 무너지는 시대

그렇다면 약업계를 좌지우지 하는 힘을 가진 이렇게 거대한 조직인 미국의 체인약국들은 거침없이 질주 만 하고 있는 것일까?

미국 체인법인약국은 수와 양적인 면에서 80년대 초반부터 엄청나게 커지기 시작하여 내가 있었던 동부지역만 하더라도 체인법인약국의 춘추시대를 연상할 만큼의 많은 체인약국들이 서로 경쟁을 하면서 커가기 시작했고 Peoples’ Drug, Dart Drug, Drug Fair, Eckerd, Revco 등의 대표적인 체인들은 적게는 수백개, 많게는 2,900 여개의 약국을 보유하고 있던 거대 기업들이었으나 이제는 모두 다 사라지고 없을 만큼 미국약업계의 변화는 그 속도가 매우 빠르다.

 

그 와중에 경쟁에서 살아남아 이제는 전국 1, 2위를 다투고 있는 CVS Caremark 나 Walgreens 이지만, 이들도 순간 순간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년 동안만 하더라도 이 두 회사의 성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안전한 주식 투자처라고 여겨져 왔지만 지난 2~3년 동안에 일어난 예상치 못했던 약업계의 많은 변화로 인해 이 두 회사의 주가는 곤두박질을 치고 매출 및 수익의 감소로 인하여 마지막 까지 살아남기 위해 하루 하루 격전을 치루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유통업계 거인 아마존의 약업계로의 사업진출 계획, 점점 낮아지는 보험회사 약가, 매출 및 순이익률의 감소, PBM (Pharmacy Benefit Manager) 이란 새로운 개념을 통한 우위권 확보성, 서비스의 다양성을 통한 매출 증가, 약국시스템의 첨단화, 인력예산 축소 등의 사안은 체인약국들의 숨통을 쥐어짜고 있다. 이렇다 보니 회사의 경영 및 수지 개선을 위하여 각 약국에 미니클리닉 설치, 빅데이터 정보활용을 통한 서비스 개선, 종업원의 교육의 체계화, 시스템의 첨단화, 인공지능의 활용방법, 타종 업계와의 협력관계 시도 등 여러 가지 사업안이 나오고 그 중의 한 방법으로 약사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나오면서 약사에게 주어지는 적절한 보상은 없으면서도 의무적으로 할당된 업무인 MTM service (Medication Therapy Management), 예방주사, Refill promotion, 환자 모니터링 등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활용하여 매출 증가를 유도하면서 약사들의 업무는 점점 더 과중해 지고 있다.

4,800개의 약국을 갖고 있던 미국 3번째 대형 체인약국인 Rite Aid 조차 이런 주변의 환경변화에 거시적으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다른 거대 체인약국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나 이미 이 회사는 작년부터 조각 조각 분활되어 헐값에 매각되고 이제 남은 1,600 개의 약국조차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정도에는 다 문을 닫게 되어 Rite Aid 라는 이름조차도 과거 속으로 사라져서 영원히 잊혀 지게 될 거라는 예상을 접하면서 이렇게 거대한 체인도 한 순간에 망할 수 있다는 현 상황을 인식하는 미국약업계의 긴장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미국의 개인약국은 매년 감소 추세다

자본과 인력, 시스템을 거의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대형 법인약국들도 이렇게 살아남기 위하여 총 전력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전체 개국약국 숫자의 약 38% 정도를 차지하면서 미국약업계 전체 일년 매출 300조원 중 약 58조원 정도의 매출을 담당하는 개인약국들은 좀 더 심각한 현실에 처해있다. 보험회사와 체인약국간의 합병, 낮은 보험회사의 수가, 환자의 약국을 결정하는 보험회사의 힘, 소형약국으로서의 구매력의 한계 등으로 인하여 2010년에는 28,604 개였던 개인약국 (Independent pharmacy) 의 숫자는 매년 감소하여 2017년 22,041 개 그리고 2018년에는 21,909 로 계속 감소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우리와는 조금 상황이 다른 미국약업계의 예이긴 하지만 미국의 현 상황을 보면서 어쩌면 바로 이것이 10년, 20년 후에 보게 될 한국 약업계의 자화상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원격진료, 법인약국, 과다한 약국간의 경쟁,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 허용 요구, 조제에 편중된 약사업무, 체계화되지 못한 약국 경영, 현대화된 시스템의 부재 등등의 사안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약사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더 부추키고 있으며 그 와중에 정확히 어디로 가야 하는 지도 모르면서 벚꽃놀이를 나와 “서로에게 엉뚱한 방향을 제시하는” 길 잃은 위의 두 사람처럼 우리 약업계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가게 되어 자멸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4차혁명은 오히려 기회로 삼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까?” 물어본다면 최소한 다음의 두 가지 정도는 고민 해 봐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우리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과 미국에서의 그 변화에 대한 인지도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우리의 직능을 대신할 인공지능이 온다는 예상 하에 우리 스스로의 역할이나 직업이 없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가장 앞서고 그로인해 미래에 없어질 직업에 약사가 포함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에 초점을 맞추면서 전전긍긍해 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는 반면 미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하여 일어날 수 있는 미래 환경에서 그 환경과 변화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여 같이 살아 나갈 수 있을까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결국은 새로운 시스템이나 인공지능과 싸워 이길 것이냐, 아니면 서로의 보완점을 찾아 더 좋은 방법을 찾아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 할 것인가 라는 인식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다.

사회의 변화와 환자의 입장을 들여다 봐야 미래약국이 보인다

두 번째, 우리 사회가 약사에게 기대하는 것을 정말 무엇일까, 또는 어떤 것일까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 문제를 약사의 입장에서만 생각 했지만 이제는 사회의 입장에서, 그리고 환자의 입장에서 그들이 원하는 약사의 역활, 또는 기대하는 약사의 상은 무엇일까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로간의 생각, 기대 또는 방향성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절대로 서로를 만족 시켜 줄 수 있는 결과는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원하는 약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파악 한다면 그것에 맞춘 방향성을 확립하여 이제 부터라도 차근 차근 하나씩 준비해 나간다면 4차 산업혁명이던, 5차 산업혁명이던 어떤 환경의 변화가 오더라도 약사가 필요 없는 사회는 절대 오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나는 갖고 있다.

 

벌써 오늘도 어느 덧 해가 뉘엇 뉘엇 지며 이쁜 노을이 내리는 것을 연구실에서 창밖으로 바라본다.

올해는 아직까지 단풍구경을 가지 못했는데 이번 주말이라도 단풍놀이 막차를 타고 가까운 산에라도 가야겠다. 그리고 이번에는 미국에서처럼 산 전체의 분위기를 즐기기보다는 단풍나무 하나 하나를 보면서 나도 그렇게 얘기 하고싶다....“마지막 단풍이라 빛깔이 더 고운 것 같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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