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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원료 고혈압약, 발암가능물질 검출제네릭 약가우대정책, 다시 살필때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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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7  09: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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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가 제조한 '발사르탄' 원료 의약품에 발암 가능 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된 데 이어 중국 주하이 룬두에서 수입한 ‘발사르탄’ 원료에서 발암가능물질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식약처는 문제가 된 발사르탄 성분이 들어간 고혈압 치료제 59개 품목을 추가로 판매 중지했다. 앞서 국내 고혈압약 115개 제품에 대해 판매 중지를 한데 이어 금지 품목을 더한 셈이다.

이번 금지 품목은 앞서 문제가 된 제품과 다른 중국 의약품 원료회사에서 공급받은 제품으로 드러나 국내 제약회사들의 매출과 신뢰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복제약(제네릭)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있다. 식약처가 지금까지 판매 중지 처분을 내린 고혈압 치료제는 총 174개 품목으로, 모두 복제약이다.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의 '디오반’과 ‘엑스포지’ 등 오리지널 의약품의 경우 중국산 발사르탄을 쓰지 않아 판매 중지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이에 최근 오리지널 약 수요가 크게 늘면서 도매업계에서 오리지널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오리지널 합성의약품은 특허가 만료되면 화학물질 성분이 공개되기 때문에 제약사들은 이에 맞춰 제네릭(복제약)을 개발해 판매한다. 합성의약품은 제조 성분만 확보하면 복제약을 만들 수 있다.

제네릭 의약품이 시중에 나오려면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능이 동일한지, 또 인체에 안전한지 여부 등을 입증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그 관문이 바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이하 생동성시험)’이다.

하지만 정부가 제네릭 장려 정책을 펼치고 생동성시험 관련 법규를 완화하면서 제네릭의약품 난립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행 국내 법규 상 자체적으로 생동성시험을 실시할 수 없는 제약사의 경우 설비를 갖춘 다른 제약사에 생동성 시험을 위탁할 수 있고, 여러 회사가 공동으로 생동성 시험 비용을 부담해 시행할 수 있다.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말 식약처 국회 업무보고에서 "다른 나라에서는 제네릭 숫자가 적으니까 조치를 빠르게 취할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는 제네릭이 115품목이나 됐다"며 "비정상적인 구조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국내 발사르탄 완제의약품은 총 571개로 127곳의 회사가 제조·판매하고 있지만 원료를 직접 제조하는 회사는 17개 업체에 그친다. 다른 회사와 함께 생동성시험을 공동 진행하고 허가를 받아 의약품을 위탁 제조한 것이다.

이형기 서울대 임상약리학교실 교수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발사르탄 함유 고혈압 약제만 500개가 넘을 정도로 한국은 제네릭 천국"이라며 "공동·위탁 생동성시험 허용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영세 제약사도 쉽게 제네릭을 출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진입 문턱을 지나치게 낮췄다는 비판이다. 게다가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제네릭시장 특성 상 제약사들이 조금이라도 원료 가격을 낮추는 데 주력하면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값싼 중국산 원료로 의약품을 개발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금 시행되는 생동성 시험은 오리지널 약 대비 효능 80~125% 범위 내에 있으면 통과되고 있고, 심지어 검사가 조작됐거나 검사 조차 없이 판매 허가된 이력이 있는 의약품들도 있다”면서 “현행 생동성 검사에 보다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복제약이 많은 이유가 식약처의 공동생동성시험 허가 때문이라는 지적에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제약업계에서는 중국산 원료 의약품을 사용한 다른 국내 의약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을 만드는 17개 업체 중 12곳은 모두 중국에서 초기 원료(조품)를 받고 있다. 문제가 된 제지앙 화하이로부터 원료를 수입한 회사는 9곳이며, 중국 룬두로부터 수입하는 회사는 대봉엘에스 1곳이다. 이외 2곳은 중국의 다른 업체로부터 조품을 수입한다.

국내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원료를 수입하는 회사들이 많은데 환자들의 불안만 커지는 게 아닌가 싶다”며 “원료 제조의 경우에도 해외 보건당국에 자료 제출과 심사 허가를 거쳐 이뤄지는 데 의도하지 않은 사고라 더 민감하다”고 말했다.

NDMA가 제약회사나 원료 제조 업체가 의도해 생긴 물질이 아님에도 환자 불안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의약전문가들은 중국산 원료에 대한 불안감은 ‘기우’라고 말한다. NDMA가 발생하는 과정은 제조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실제 NDMA는 외부에서 물질을 넣는 것이 아닌 화학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불순물로 알려져 있다.

김나경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의약품심사부장은 “제지앙 화하이 원료에서 발생한 NDMA는 용매, 시약, 고온 3가지 조건이 부합하는 원료제조 환경에서 나타나는 것”이라며 “이번 룬두의 제조공정을 보면 조건 자체가 전혀 달라 다른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 의견과 반대로 환자 불안감은 여전히 고조되는 모양새다. 앞서 제지앙 화하이 원료에 문제가 있어 기존에 먹는 고혈압약을 안전하다는 약으로 바꿨더니 또 바꿔야하는 국내 환자 수만 1만5296명이다. 문제가 된 고혈압약을 먹는 전체 환자 수도 18만1286명에 이른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약회사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원료 관리가 필요하다”며 “세계적으로 의약품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NDMA와 같은 불순물을 저감화하는 방법이 있으며, 이를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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