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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주는 기쁨은 어떤 것에도 비길 수 없다”출산과 육아는 희생이 아니고, 거쳐야할 ‘인생성장’이었다.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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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4  12: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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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미 육군 법무실 고등검찰부 군검사 약력

육사 58기 수석입학-차석졸업-2사단 17연대 소대장-서울대 법과대학 위탁교육-사법시험 합격-방위사업청 근무-미래를 이끌어 갈 여성 지도자상 수상-현 육군법무실 고등검찰부 군검사 근무(육군중령)

 

가족에 대해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고 한참을 망설였다.

‘내가 가족에 대해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고, 8살, 5살, 2살 세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몸소 실감하고,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살고 있지만 가족에게 늘 부족한 엄마인 나의 현실을 고백한다는 것도 선뜻 내키지도 않았다. 하지만, 잘해 주지 못해도 때론 엄마에게 혼나 엉엉 울면서도 “엄마----”하고 안기는 아이들, 작은 일에는 다투어도 정말 큰 일 앞에서는 절대적으로 나를 지지하는 남편 그들이 만들어 주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따뜻하고 행복한지를 알기에 그 기쁨을 나누고자 이 글을 쓴다.

   
▲금녀의 벽인 육사를 연 강유미 육군법무실 군검사는 출산과 육아는 힘들지만 값어치 있는 '인생성장'이라고 강변했다(사진)

 

「82년생 김지영」

얼마 전 격한 공감을 하면서 읽은 책이다. 어쩌면 지금 내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어쩌면 이리도 정확하게 그리고 있는지 놀라웠다. 대한민국의 많은 여성들이 나와 동일한 아픔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사실에 위안이 되다가도, ‘왜 이렇게 다들 힘들게 살아야 하나.. 나의 딸들이 아이를 키울 때는 이런 아픔이 없으려나...’ 걱정스럽기도 하였다.

두 사람은 분명 사랑해서 오래도록 같이 있고자 결혼을 하고 소중한 2세를 품에 안았는데.... 여성은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당연한 엄마·아내로서의 삶’을 요구받는다. 우리의 어머니가 그랬고 그 할머니가 그렇게 사셨는데 왜 요즘 엄마들은 그렇지 못하냐는 비난을 받기도 하고 때론 ‘내가 모성이 부족한가?’하는 자책이 들기도 한다.

결혼 전까지 최선을 다해서 나의 삶을 살아왔고 항상 “잘 한다”는 칭찬을 받고 살아왔는데 엄마가 되고 부터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부딪히고 누군가에게 늘 미안해 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 같은데... 한없이 엄마들은 작아져만 간다.

「알파걸들의 좌절」

2006년 등장해서 많이 사용되나 최근은 좀 시들해 진 용어 ‘알파걸’은 학업, 운동, 리더십 모든 면에서 남성에게 뒤지지 않는 여성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과거 오빠, 남동생의 뒷바라지를 위해 학업포기를 강요받던 여성들에게도 남성들과 동일한 교육의 기회가 부여되면서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들을 알파걸이라고 불렀다.

여성이 결코 남성보다 약하거나 능력이 없지 않음을 입증해 준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알파걸들도 결혼과 출산, 육아를 시작하면서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과거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고, 맡겨진 일을 성취하기 위해 자신을 헌신할 수 있었는데 ‘엄마’가 된 알파걸들은 ‘아이를 위한’ 희생을 강요받는다.

그리고 알게 된다. 자신을 ‘알파걸’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우리 엄마의 나를 위한 헌신과 희생 덕분이었음을...

성실함이 몸에 밴 알파걸들이기에 아침에 눈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그 순간까지 시간을 초단위로 쪼개어 가면서 하루를 살아가지만, 아이는 엄마를 늘 그리워 하고 출근 길 아이의 울음소리에 마음이 무너지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내가 무엇을 바래 이렇게 살고 있는가?’ 하는 심각한 회의가 밀려오기도 한다.

 

「치열한 경쟁과 비교를 통한 행복」

“당신, 행복한가요?” 라는 질문에 선뜻 답하기가 쉽지 않다.

왜 그럴까? 행복이란 자신의 심리상태인데 “내가 행복한 것인지” 조차를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행복이란 절대적 가치를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상대적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숨막히는 경쟁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당신, 행복한가요?’라는 질문 마져도 ‘나는 00보다 행복하다’로 답하려고 한다.

좋은 대학을 나와 멋진 직장에 취업하고 훌륭한 배우자까지 만나 인생초반부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아이를 낳아 자신들 만큼 잘 키울 자신이 없어” 부모 되기를 포기한다. 인생의 레이스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없는 경쟁(육아)에는 아예 뛰어들지 않으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에 특히 여성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곁으로 보기에는 손해가 막심한 일이다. 혼자만의 오롯한 여유를 즐길 수도 없고, 하고 싶은 많은 일들을 포기해야 하며, 직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주는 기쁨과 행복은 그 어떤 것에도 비길 수 없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하였을 때, 나를 보고 웃어주는 9달 아이의 미소, “엄마”하고 내 품에 꼭 안기는 다섯 살 아이, “부모님, 감사합니다”라고 꼭꼭 눌러쓴 편지를 선물하는 여덟 살 아이를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사실, 나도 아이를 낳기 전까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여자의 '희생'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그 희생을 여자만 하는 것은 너무도 불공평하기에 남성들도 육아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존재 자체만으로 사랑스럽고 소중한 세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깨닫고 있는 것은, 아이를 양육하면서 부모는 다른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끼게 되고 부모 스스로도 참 많이 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복은 부부가 함께 할 때 배가되는 것이기에, 우리의 남편들도 아내들과 함께 육아에 참여하는 사회분위기, 직장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육사졸업후 소대장 강유미는 군문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었고 준비된 여성리더로 자녀의 귀함을 알고 있었다(사진~선두가 강유미 군검사)

 

최근 많은 사람들이 부모 되기를 포기하고 있다.

경제적 문제, 육아환경, 직장문제, 여유로운 삶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들을 들어가며 아이낳기를 포기한다. 그런 그들의 판단이 때론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그들은 인생의 가장 큰 기쁨과 행복을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들이 자녀가 부모에게 주는 그 기쁨을 알고 있다면 그래서 자신들이 포기한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직접 경험한다면, 결코 같은 선택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부모가 된다는 것,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매일매일이 도전이다.

때론 육아가 너무 힘이 들어 아이와 같이 울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딸아이의 포옹은 나를 위로하고 나를 더없이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하루 하루 치열한 사회 속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당장은 엄청난 손해인 것 같아 보이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는 성장하고, 그 작은 아이가 주는 기쁨과 행복으로 부모는 세상을 살아가는 새로운 힘을 매일 얻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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