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이 직권으로 소집한  24일 대전 정기대의원총회가 많은 논란과 반목을 양산한 채 무산됐다.

서울·경기를 비롯해 강원·부산·경남 지부 소속 대의원들과 대한약사회 감사단의 잇따른 총회 보이콧 선언과 점점 악화되고 있는 여론이 결국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조 회장은 21일 대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정기대의원총회는 정관상 반드시 개최돼야 하는 중대한 대한약사회 회무이고, 회무집행 총괄책임자로서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어 정관의 법리적 취지를 법률자문을 통해 확인하고 대한약사회장 명의로 대의원총회 소집을 하게 됐던 것”이라면서 직권 소집 이유를 다시 한 번 역설했다.

조 회장은 “총회 개최 이틀 여를 남겨두고 수 명의 분회장이 법원에 ‘총회개최금지가처분신청’을 했는데 약사회의 발전과 개선을 위해서라면 모든 논의를 대의원총회로 가져와서 충분히 토론하고 숙고해 의결해야 한다”며 총회 내에서의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조 회장은 “하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인해 불신과 오해, 서로를 향한 갈등의 간격이 더 깊어지진 않을까 우려된다”며 “반목 속에서 진행된 회의로는 진정한 약사회원을 위한 의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번 총회소집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4일 대의원총회를 두고 발생한 일련의 상황을 심히 염려하고 있다”며 “이 상황이 약사사회의 분열과 오해를 초래하는 소모적인 내홍으로 비춰지기보다는 정상적인 회무를 위한 진통이 되도록 약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합심해야 할 때라고 믿는다”고 언급했다.

조 회장은 “이제 서로 한 발 물러나 일상에서 보건의 파수꾼으로 성실하게 애쓰고 있는 회원들을 섬기는 자세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기대한다”며 “이 중요한 역할이 대의원들에게 있음을 알기에 저는 간절한 소망을 품고 대의원들에게 이해와 협력을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집행부가 추진한 24일 총회가 무산됨에 따라 의장단이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선언한 28일 총회 개최 여부가 논란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의장단은 집행부가 28일 총회 개최 공고 게재를 거부하고 사무처가 업무 지원 등을 하지 않는다면 직접 공고하고 총회를 이끌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의장단이 주도하는 총회 역시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회 개최를 위해서는 일주일 전인 내일(22일)까지 반드시 약사공론을 통해 공고가 게재되거나 의장단이 별도로 직접 공고를 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집행부와 의장단의 전격적인 합의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집행부는 윤리위원회의 문재빈 총회의장의 자격 박탈 결정 이후 문 의장과는 총회 개최와 관련해 어떤 협의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고수하고 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4월 중 총회 개최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언제 총회가 개최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예측 불가능한 시계제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