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집행부가 회장 직권으로 오는 24일 대전에서 제64회 정기대의원총회 소집하겠다고 밝히자 의장단이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의장단(의장 문재빈 부의장 이호우·양명모)은 지난 17일 대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집행부가 공고한 24일 정기대의원총회 불참과 위임장 제출 거부를 요청했다.

의장단은 “회장이 직접 정기대의원총회를 소집한 것은 대한약사회 역사상 초유의 사태이며 대의원 모두를 무시하고 기본적인 정관을 위반하는 탈법적인 행위”라며 “이는 대통령이 국회를 지배하기 위해 소집하는 것과 같다”고 강력 비판했다.

의장단은 “약사회 정관에 따르면 정기대의원총회 소집권자는 의장이며 소집 절차도 분명히 명시돼 있다”며 “24일 정기대의원총회가 강행되더라도 불법 총회가 될 수 있으며 참석한 대의원들은 그에 대한 응당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장단은 “현재 대한약사회가 총회의장 지위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며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총회의장 자격논란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장단은 “그동안 정관의 소집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정기대의원총회 개최를 대한약사회에 요구해 왔다”며 “의장단은 회무가 정상화되도록 총회 개최에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의장단은 조찬휘 회장의 총회 소집에 대한 법률 자문 결과도 공개했다.

법률 자문 결과에 따르면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윤리위원회의 총회의장직 박탈 결정은 하자가 있다는 입장이다. 문재빈 의장에 대한 징계는 ‘1년간 선거권·피선거권 제한’이지 대의원에 대한 ‘정권’이나 ‘해임’이 아니라는 것.

또 윤리위원회가 총회의장직 박탈 근거로 내세운 임원 및 대의원 선출 규정 제15조는 대의원 ‘자격취득’에 관한 규정이지 ‘자격유지’에 관한 규정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대한약사회 윤리위원회는 징계 및 표창 기타 약사윤리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기관 일뿐, 정관 및 임원 및 대의원 선출 규정에 대해 유권해석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봤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22일 약사회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총회의장은 대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직책이므로 대의원총회가 아닌 윤리위원회에서 직책의 유지에 대한 부분을 직접 관여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점, 조찬휘 회장이 총회 개최를 위해 문재빈 의장과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한 사실 등을 들며 집행부가 의장의 자격을 인정해 왔다고 보고, 현재 진행 중인 총회의장 지위부존재 확인 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문 의장의 자격이 유지된다고 판단했다.

집행부가 24일 회장 직권 총회 소집 공고의 근거로 제시한 약사법 제11조 제4항, 민법 제70조 제1항에 대해서도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법에서 사단법인의 총회 소집권자는 법인의 대표권자인데 대한약사회의 경우 정관에서 대한약사회를 대표하는 회장과 총회 소집권자인 총회의장을 명확하게 분리해 규정하고 있다는 것.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조찬휘 회장이 직권으로 소집한 정기대의원총회는 정관에 위반되는 행위이고, 총회 소집 권한이 없는 회장이 소집한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결된 모든 결과는 무효가 될 수 있는 만큼 위법 상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의장단 또는 대의원들이 정기대의원총회 개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자문을 담당한 법무법인의 최종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