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지킴이’ 자처하는 ‘一人多役’ 개국약사

지난해 자랑스런 경기도민상과 의왕시 여성상 신지식인 부문에 선정된 박덕순 약사는 新지식인의 정의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타인에게 전파, 이익을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 같은 일을 하더라도 연구를 통해 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주는 사람이 신지식인이라는 것. 그는 이같은 신념에 따라 약사로서 ‘약국’만의 공간을 벗어나 청소년 성교육·약물 오남용 교육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지역 학교와 공동으로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지역내 ‘왕송호수 살리기’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숙대약대 78학번으로 컴퓨터와는 거리가 멀 것처럼 보이는 그는 지난 여름에는 홈페이지 태그도 주위 사람들을 통해 배우면서 다음에 자신의 카페(cafe.daum.net/sonpharm)까지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분업전에는 약사로서의 노하우를 사장시키는 것이 아쉬워 정보제공과 축적을 위해 다른 젊은 약사들과 함께 Kpline에도 참여한 바 있다. 최근에는 성대 임상약학(4학기)과정까지도 마친 박덕순 약사는 “모르는 것은 알기 위한 前과정”이라면서 “소녀 시절의 지적호기심을 꾸준히 간직하고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고백한다. 이같이 끊임없는 도전과 배움, 그리고 실천이 박 약사가 신지식인으로 불리고 있는 이유이다.

박덕순 약사는 올해 초 또 다른 중요한 일에 도전한다. 바로 의왕시약사회장에 여약사로 조종숙 前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도전하는 것. 지난 86년 의왕시약사회의 모체인 시흥군약사회 여약사위원장을 시작으로 약사 회무에 참여한지도 20년이 다 되가고 있다. 이같이 약사 회무와 지역 청소년 성교육 등 사회활동 만으로도 그 일과가 벅찰 것 같은 박약사에게 최근 들어 더 관심이 깃들어지고 있는 것은 의왕시의 생태보고인 ‘왕송호수’에 관한 사항이다.

총 면적이 30만평으로 의왕시에서 큰 저수지 중 하나인 왕송호수는 주변 지역이 발전하면서 축산·공업 용수 등으로 5급수로 떨어져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죽음의 호수였다. 여름에는 악취가 나서 걸어다니지 못할 정도로 오염되었던 이 저수지를 살리기 위해 ‘환경 지킴이’를 자처했던 박 약사는 ‘왕송호수’로 개명하고 학생들과 함께 청소를 하면서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계몽활동을 펼쳤다. 그 노력의 첫 열매가 지난해 경기도로부터 생태공원으로 지정돼 3백억원의 지원금이 책정되고 최근에는 철새들이 되돌아오고 있는 등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명예 환경 감시원으로 “환경은 약사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친근한 분야”라고 말하는 박 약사는 “하수종말처리장 수질 검사, 불법 낚시 활동 감시, 연간 1천명이 투입되는 호수주변 정화 작업 등 이 호수의 수질을 2급수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다. 자신이 속해있는 체인약국 행사에 참여했다가도 새벽녘이 되면 왕송호수에 돌아와 감시 활동을 했던 박 약사다. 그는 “연꽃과 갈대 등 식수는 물론 꽃길 조성과 연꽃 축제 등을 통해 철새들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계를 회복시키는데 한 몫 하겠다”고 다짐한다.

이처럼 약국 이외에 지역활동 등으로 눈코 뜰 새 없는 그는 “어느 정도의 희생이 따르지만 작은 희생에 비해 맺는 결과가 있기 때문에 시간 투자에 인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활동 참여시 고려대상으로 자긍심과 즐거움을 생각하며, 내가 꼭 해야 하는 일인지 스스로 자문한 후 결정하기 때문에 지금 참여하고 있는 모든 일이 즐겁다”고 설명했다.

끊임없는 배움과 지역활동 등으로 약국 경영에 등한시 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박 약사의 약국 경영 상태 및 마케팅에 대한 철학은 어떤 약사들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다. 지역 여약사들을 대상으로 의약분업과 마케팅 교육을 담당하던 그는 지역에서도 대체요법을 잘 활용하는 약사로 정평이 나있다. 무좀 관련 특정 제품과 관련해서는 전국 매출 1위를 기록, 전국 약사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가벼운 경질환일지라도 삶의 질 측면에서 치료가 필요한 부문의 환자를 약국에서 쉽게 발굴하는 일이 중요했다”면서 “환자와 쉽게 상담할 수 있도록 사진 등의 자료를 활용, 약복용 등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는 것을 중요시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고 회고한다. 환자의 질환이 완치될 때까지 복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우미 역할을 자처했던 것이 난매가 심했던 시절 판매 1위를 기록했던 비결이었다.

그는 “중요한 것은 고객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약사의 역할이 약 하나 전달해 주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제품 선별과 복용방법을 제공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약국에서 약사 역할은 건강에 대한 컨설턴트이며, 고객이 나의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며 고객과의 친밀도를 강조한다.

그는 “약국마다 특화된 모습으로 고객이 어떤 서비스와 정보·복약지도를 요구하고 있는 지 그 기대치를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