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국진 전 윤리위원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2015년 약사연수교육비 전용 특별감사를 당시 감사단(박호현·문재빈·노숙희·구본호 감사) 소속으로 진행했던 박호현 감사가 조사 결과를 부정한 것은 직무 소홀을 인정한 것이다. 또 이로 인해 약사회의 갈등이 증폭되고 대외적 신인도가 추락한 만큼 윤리위원회 심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자 박호현 감사가 입장을 밝혔다.

▲(좌측부터) 대한약사회 이형철·옥순주·박호현·권태정 감사

박호현 감사를 비롯해 옥순주·권태정·이형철 감사는 지난 26일 대한약사회기자단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2015년 연수교육비 전용 특별감사 과정은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별감사 당시 조찬휘 집행부가 조작한 회계자료를 감사들에게 제출했기 때문에 그 자료만으로는 비위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

▲ 박호현 감사

박 감사는 “당시 보건복지부가 대한약사회 정기감사를 진행할 때도 조찬휘 집행부가 거짓으로 작성된 회계자료를 제출했기 때문에 복지부 감사들도 자료상으로는 하자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감사는 “2017년 7월 3일 언론을 통해 연수교육비 일부가 비자금으로 조성됐다는 기사가 보도된 후 감사단이 연수교육비 비자금 조성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했고, 감사 결과 비위 내용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회계장부 또한 조작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감사는 또 “신축 회관 가계약 1억원 금품수수 의혹도 2017년 6월 언론에서 보도된 이후 특별감사를 진행했고 이 부준 역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감사는 “조찬휘 집행부의 치밀한 조작으로 두 건의 비위 사실이 회원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묻힐 뻔 했지만 양심있는 내부자와 계약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제보를 통해 늦게나마 밝혀진 것”이라며 당시 감사단의 직무 소홀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역설했다.

박 감사는 “대한약사회 회무와 회계가 정관 및 제규정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감사해야 하는 것이 감사단의 역할인데 비위 사실을 회원들에게 알리는 감사가 잘못됐다고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약사회 정관 및 제규정을 위반하고 회계장부조차 허위로 작성하도록 한 현 집행부의 수장인 조찬휘 회장이 윤리위원회에 제소돼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회원들께서 조언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감사는 “그동안 감사단은 집행부가 잘못한 부분을 시정할 수 있도록 조언을 했는데 오히려 현 집행부는 우리를 욕되게 하고 있다”며 “정관을 수차례 위반한 조찬휘 회장을 가만히 놔두는 것이 약사회 화합으로 가는 길인지 되묻고 싶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자리에 함께 한 권태정 감사도 “약사회 조직 내 고발자에 의해서 문제가 드러났는데 이 문제를 모두 덮고 조용히 가는 것이 맞느냐”며 “서국진 전 윤리위원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