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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찬판도라약국 김형선 대표약사"딸아, 약사는 양심이란 게 있단다.”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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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22  08:2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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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약사는 양심이란 게 있단다.”

약사의 ‘자존심’, 지역사회 건강을 담보합니다.

약 복용하지 마세요

미국 유학시절에는 감기를 달고 살았다. 원래 알레르기가 심해서 비염에 천식인지라, 감기가 걸렸다 하면 오랫동안 힘들어 한다. 한번은 너무너무 못 견디게 열이 나고 아파서 학교 의료보험이 보장되는 병원에 예약 전화를 했다. 일주일 뒤에오랜다. 당장 아파 죽겠는데 황당하기도 했고 감기인지라 분명 일주일 뒤엔 많이 나아 있을 것이다. 일주일 뒤에 병원에 갔다. 조용한 병원에서 접수를 하고 한참을 기다리고는 의사를 만나러 들어갔다. 의사는 이것저것을 물어보더니 쪽지에 무언가 적어준다. 약국에 가서 이 약을 사라고 한다. 쪽지에 <<타이레놀>>이라고 적혀 있었다.하루는 수영장에 갔다가 귀에 염증이 생겼다. 또다시 일주일 뒤에 오라고 한다. 진통소염제를 먹고 버티며 갔더니 귀 세척(ear irrigation)을 해주더니 집에가라고 한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자 결국 참다못한 나는 한국에 계신 엄마에게 항생제 좀 보내 달라 부탁해서 복용했었다.

   
▲김형선약국장-숙대약대-미국뉴욕주립대예방의학과석사-동대약대 사회약학박사과정수료-서울시약 상임이사역임

약사보다 인터넷을 신뢰하는 환자들

필자는 약학대학 졸업 후 미국에서 보건학 석사를 취득하고 오랫동안 다국적 제약사에서 근무하였다. 어떤 우연한 계기로 약국을 개업하게 되었다. 개업하기 전에는 지역주민 건강을 위한 진정한 지역사회 약국으로 만들겠다 했다. 나름의 포부와 계획도 컸다. 그러나 약국의 현실은 너무나 가혹했다. 월화수목금토 13시간씩 일했고 환자들은 조금이라도 복약지도를 하려하면 그냥 빨리 빨리 달라고 했다. 더 깜짝 놀란 것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정말 많은 다양한 약을 복용하는 데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의약품이나 영양제에 관심이 많으나 전문가의 조언보다는 인터넷을 더 신뢰한다. 약국 한쪽구석에서 핸드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며 의약품 또는 영양제에 대한 인터넷후기를 보고 있는 사람들을 매일마다 발견한다.

건강보험의 역설, 필요이상의 약을 먹는 사회

무엇이 문제일까?대한민국은 1989년부터 전국민 건강보장이 실현되고 있다. 이는 해외의 많은 나라에서도 부러워하는 제도이다. 미국 유학시절에도 우리나라의 전국민 건강보험(Universal Care)은 건강보험 공부를 위한 좋은 예문으로 사용 되었다. 더구나 이제 문재인 케어로 인해 많은 비급여 항목들이 급여로 전환이 되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저렴한 가격에 많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걱정도 많이 생긴다.의료보호인 한 할아버님은 안과에서 눈염증약, 내과에서 고혈압, 당뇨약과 감기약, 정형외과에서 무릎약을 처방 받아 오셨다. 다 제각각 다른 진통소염제가 포함되어 있다. 처방으로 조제 받으신 약 개수만 해도 열가지가 넘는다. 할아버님처럼 문턱이 낮은 병원 진료와 혜택으로 꼭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약을 필요이상으로 복용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작은 감기나 작은 상처에도 병원에 들러 약국에 약을 조제하러 온다. 또한 우리나라의 항생제 남용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2014년 OECD 회원국 인구 1000명당 항생제를 매일 복용하는 사람 수는 한국이 31.7로 1위였다. 생후 24개월 이하인 영아도 1인당 연평균 3.41건의 항생제를 처방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의약품의 경우에도 상황은 같다. 작은 감기에도 센 감기약을 달라고 한다. 시험보기 전에는 꼭 우황청심환을 복용해야 한다. 잠이 안 오면 수면유도제를 복용해야 한다. 할머님들은 판피린, 판콜에스가 만병통치약이다. 과용인지 알면서도 약국에 와서 고통과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이를해결해 주지 않을 수도 없는실정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동네 슈퍼, 드럭스토어,백화점, 인터넷 등지에서 무분별하게 과대 광고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필요 이상의 약물 복용은 그 각각의 약물 부작용뿐만 아니라 약물 상호작용으로 인한 부작용, 약물 내성 문제등이 있을 수 있으며 특히 노인들은 복용 중인 약으로 인해 증상이 가려져서 위급해 지는 경우도 있다.

적극적인 약사의 개입과 조정이 ‘정답’

해결 방법은 없을까? 의약품 복용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약사의 개입과 조정이 필요하다. 2010년 12월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된 DUR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은 의사와 약사가 처방, 조제 시에 동시 복용하면 안되는 약, 어린이 또는 임산부가 복용하면 안되는 약 등의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주는 서비스이다. DUR의 시행으로 환자들에게 전달되어야 할 중요한 정보를 알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이나, 이미 처방된 약과 안정성에 대한 정보만 제공될 수 있어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서울시약사회의 세이프약국 프로그램은 지난 5년간 포괄적 약력관리, 자살예방 게이트키퍼, 금연 희망자 발굴 및 연계, 의약품 부작용 모니터링, 건강정보 이해능력 향상을 위한 복약지도 등을 진행해 왔다. 이 결과 환자들의 중복투약 감소와 약제비 절감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세이프약국과 같은 약사들의 적극적인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이는 비급여 약물이나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동시에 복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호작용이나 부작용 등에 대한 관리도 포함되어야 한다.

약사의 전문지식은 ‘약국매출’연결합니다

약을 적게 복용하면 약국 매출에 부정적일까?

"엄마 약국에 있는 약사랑 약사 아닌 아저씨랑 모가달라? 오히려 아저씨가 더 많이알고 약도 잘파는데?"

어릴적 약사인 엄마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약사는 양심이란 게 있단다."

그때는 정말 이해가지 않는 말이었다. 약국이라는 최전방 전쟁터에서 일을 하다 보니 이제 조금은 이해가 간다. 아무리 상황이 힘들고 어려워도 약사들은 내가 "약사"라는 자존심으로 약의 매출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보다 체계적인 약력관리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약국과 약사가 지역사회 건강을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선이 말하는 복약지도

'불편함'을 감수하다.

음식점에서 음식이 조금이라도 늦게나오면 "띵똥띵똥"벨이 울린다. 약국에서도 "빨리빨리주세요.","복용법 다 아니 그냥주세요."한다. 우리나라 사회는 온통 빠른시간과 편의성만을 추구한다. 약도 본인이 사고싶은 시간에 마음대로 살수있게 해달라는 목소리가 많다

그러나, 불편함을 만드는것은 의외로 큰 효과를 나타낸다. 실제로 많은이들이 습관처럼 약을 복용한다. 매스컴에서도 연일 아프면 바로 진통제를 복용하라고, 소화안되면 소화제 복용하라고 떠들어 댄다. 인터넷뱅킹에서 계좌이체를 할때 확인을 한번더 눌르면서 다시한번 생각을 하게 해주는것처럼, 약사의 별거 아닌것처럼 생각되는 복약지도는 우리사회건강에 큰 역할을 한다.

김형선 대표약사 약력

기운찬판도라약국장. 숙명여대 약학부와 미국뉴욕주립대 예방의학과 석사를 졸업했고, 동국대 약학대학 사회약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다국적제약사 및 의료기기사에서 임상시험 팀장을 서울시약사회 상임이사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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