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편의점 의약품 품목 확대 강행 의지를 내비치면서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약사단체와 마찰이 지속되고 있다. 약사단체들은 약화사고 및 부작용 등으로 국민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품목 확대 반대는 물론 편의점 상비약 판매 제도 자체를 재검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약사단체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우호적이지 못하다. 약사들이 국민건강을 내세우며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와 판매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자기 밥그릇 챙기기‘ 즉 직역이기주의로 비춰지고 있는 것.

이런 와중에 지난 13일 서초구의회 최미영 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서초구 공공심야약국 운영 지원 조례안'이 서울시 최초로 통과됐다.

서초구의 공공심야약국 조례 제정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약사단체들이 편의점약 대안으로 매번 언급하고 있는 것이 바로 공공심야약국이고,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약사들의 희생이 바탕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초구의 공공심야약국이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국민들에게 약사직능의 신뢰를 회복하고 공감을 얻어 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 서초구의회 최미영 의원

최 의원은 인천 계양구에서 공공심야약국 조례가 통과되자 서초구 공공심야약국 조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고, 노력 끝에 조례 제정과 함께 공공심야약국 운영비를 내년 9월 추경예산으로 편성시키는 성과를 냈다.

내년 상반기에는 예산이 없어 공공심야약국이 공백 상태로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최 의원은 추경 예산이 편성되는 내년 9월 이전까지는 약사단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공공심야약국 동력을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것. 내년 3월 운영을 위해 최 의원은 운영 규칙을 내년 1~2월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이 월 100만원의 지원을 약속한 상태고, 대한약사회에서도 지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최 의원은 밝혔다.

운영예산은 운영시간을 10시~12시(2시간), 10시~1시(3시간)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시간당 3만원씩 한 달 180만원~270만원, 1개 공공심야약국에 연 2160만원~324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의원은 “비록 서초구에 1개 공공심야약국이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것이지만 서초구가 지원을 통해 공공심야약국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고 약사들이 힘들겠지만 희생하는 마음으로 사명감을 갖고 운영한다면 얼마든지 확대가 가능하다”며 “이제 어느 약국을 정해야 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이 부분은 서초구약사회가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최 의원은 “최근 서울 지역 약사회 분회장들이 조례 내용에 대해 문의를 하는 등 다른 구에서도 조례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각 분회장들이 구의원들과 긴밀히 협력해 조례 제정에 대해 의지를 갖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의원은 “서초구는 대한약사회관, 서울시약사회관이 있는 약사사회의 중심지”라며 “서초구 공공심야약국이 실패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서초구 약사들이 힘을 보태주셔야만 공공심야약국 입법화 및 확산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마지막으로 “내년 9월 추경예산이 편성되는데 그 이전의 6개월간 운영이 매우 중요하다. 서초구 예산이 아닌 외부 지원을 받아서 운영한 것이 구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더 많은 예산을 지원 받을 수 있다면 이번 조례 제정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국민을 위한 약사들의 희생과 봉사정신만이 싸늘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