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반대 및 폐지를 원하는 7만 약사들의 마음을 모아 온 1100여명의 전국 약사회 임원들이 청와대 앞에 모였다.

대한약사회 투쟁위원회(위원장 조찬휘)는 17일 오후 2시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편의점 판매약 품목 확대 저지를 위한 대한약사회 전국 임원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 대한약사회 투쟁위원회는 17일 오후 2시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편의점 판매약 품목 확대 저지를 위한 대한약사회 전국 임원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머리띠를 두르고 피켓을 든 대한약사회 임원 및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시도지부 임원들은 비장한 각오로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 반대를 외쳤다.

한봉길 대외협력위원장의 사회로 시작된 궐기대회에서 신용종 영등포구약사회장과 김미숙 군포시약사회장은 ▲편의점약 확대하면 약화사고 증가한다 ▲공공 심야약국 도입하여 국민건강 수호하자 ▲편리성만 추구하다 국민건강 절단난다 ▲약국·의원 당번연계 국민불편 해소하자 ▲재벌이익 보장 위해 국민안전 포기 말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궐기대회 분위기를 한 껏 끌어 올렸다.

▲ 조찬휘 대한약사회장

이후 단상에 오른 조찬휘 회장은 “약사회가 정부의 편의점약 논의에 참여한 이유는 편의점약 제도 폐지가 어렵다면 일부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가 있는 품목들이라도 다시 약국으로 불러들이기 위해서 였다”며 “하지만 정부는 약사회가 편의점약 논의에 참여한 것을 마치 사회적 합의에 이른 것처럼 호도하고 제산제 겔포스와 지사제 스멕타를 편의점 상비약에 포함 시키려고 뒷전에서 꾸미고 있었다”고 강력 비판했다.

조 회장은 “약사직능이 매서운 한파를 무릅쓰고 청와대 앞에서 목이 터져라 외쳐대도 수구세력과 일부 광고수주에나 열을 올리는 언론과 매체는 우리를 가리켜 집단이기주의의 표본이라 고 왜곡을 할지도 모르겠다”면서 “약사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의 안전을 지키겠다는데 그것을 가리켜 집단이기주의라고 손가락질을 한다면 그것은 영광스러운 훈장이자 최고의 찬사가 아니겠냐”며 약사들이 청와대로 집결한 당위성을 역설했다.

조 회장은 “만약 정부와 여당이 오늘의 이 사태를 묵과하고 그리고 우리가 우뚝 선 이 곳 청와대마저도 오늘의 이 상황을 외면한다면 전국 방방곡곡의 모든 약사들이 분연히 궐기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는 것을 7만 약사의 이름으로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재원 충북약사회장의 편의점 판매약 도입 및 품목확대 저지 투쟁 주요 경과 보고가 있었다. 최 회장은 “복지부가 3, 4, 5월 3차례에 걸쳐 품목조정심의위원회를 열고 6월에 확정해 고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당초 약사회는 참여할 수 없었다”며 “이후 여러 노력 끝에 약사회가 위원으로 참석하게 됐지만 약사회가 준비한 수많은 부작용 문제에 대해서 위원회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기존 품목에 대한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은채 신규 품목 지정에 대해 의견을 취합하는 식이었다”고 품목조정심의위원회의 행태를 강력 비판했다.

최 회장은 “토론과 문제 제기는 묵살되고 품목 확대에 목적을 둔 채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는 편의성을 이유로 일방적인 품목 확대를 강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약의 전문가로서 역할은 직능이기주의라는 비난을 참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의약품 사용을 위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래 충남약사회장은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사람이 먼저인 새로운 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라 안전성을 간과한 편의점 판매약 제도 확대는 재검토해 달라”며 “편의점 판매약은 국민의 건강이나 안전에는 무관심하고 특정 재벌이나 대기업에 특혜가 돌아가는 과거 정부의 적폐”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아울러 "취약시간대 편의성과 공공성, 안전성 모두를 만족시키고 국민의 건강권을 지킬 방안으로 공공심야약국 확대 입법과 새로운 정부 정책에 맞는 지정심의위원회를 구성을 복지부에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최병원  인천시약사회장은 ‘국민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에서 "'약을 안전하게 먹자, 약을 많이 먹는다고 건강에 이로운 게 아니다'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약사의 목소리는 직능이기주의가 되고 말았다“며 국민여러분들이 불편하다고 하셨던 것들을 고치고 개선해 국민 여러분의 믿음과 사랑을 받은 약의 전문가로 거듭 나겠다“고 약속했다.

▲ ‘편의점 판매약 품목 확대 저지를 위한 대한약사회 전국 임원 궐기대회’ 퍼포먼스 모습

한편, 이날 궐기대회에서는 편의점 판매약 확대 저지를 위한 퍼포먼스와 함께 참석한 약사들이 ‘아침이슬’과 ‘님을 향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대정부 투쟁의지를 다졌다. 이와 더불어 ▲공휴일 및 심야시간대 공공 심야약국 전격 도입 ▲약국-의원 연계당번제 전면 시행 ▲편의점 판매약 확대 계획 즉각 철회 ▲편의점 관리감독 강화 및 편의점 종업원교육 의무화 등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