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동물약국협회(회장 김성진)가 최근 방송에 보도된 일부 동물병원의 도덕적 해이를 강력 규탄하고 이를 막기 위한 개선안을 제안했다.

지난 30일 방영된 TV조선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는 일부 동물병원의 비위생적인 환경과 유효기간이 무려 20년이 지난 동물약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또한 공업용 용구로 수술을 하는 모습, 불필요한 수술을 강요하는 모습, 동물을 마루타로 이용하는 행위 등도 보도됐다.

협회는 “이번 방송은 강아지공장 방송을 빌미로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을 급증시키는 반려동물 자가 금지 정책이 실상 돈벌이에 급급한 수의사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농림부의 협잡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사실 이런 문제들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고 오래된 적폐가 수의계에 만연하다는 것이 이제야 보도 됐을 뿐”이라며 “이러한 모습들은 시스템의 문제와 더불어 개개인의 도덕적 해이가 빚은 참극이며 수의계 내부적으로는 자정작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러한 동물의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5가지 개선안을 제시했다.

협회는 우선 “반려동물이 사람과는 다르게 의사표현이 어렵고 수의사의 정보와 권한이 절대적이므로 보호자가 수동적인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며 “보호자의 권리보장이라는 측면에서 동물병원이 진료 및 수술 기록을 반드시 기록하고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또 “동물병원이 분양까지 겸할 경우 보호자에게 절대적인 첫 번째 공급자가 되므로 보호자에게 과잉 의료를 권할 수 있고, 동물산업 전반에 독점적이고 기형적인 구조를 고착화할 수 있어 공정한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며 “동물병원이 분양까지 겸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는 아울러 “의료는 다른 경제적 문제와는 달리 공공성이 강한 측면이 있고 공급자의 지위가 매우 큰 시장이므로 적절한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농림부가 동물병원의 진료비를 표준화해 공공성을 지키고 국민권익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동물병원 감사실적 공개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협회는 “농림부가 동물병원의 감사를 철저히 했다면 오늘날의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농림부가 감사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동물병원의 처방전 발행 의무화도 제안했다. 협회는 “보호자가 동물병원에서 무슨 약인지 설명도 듣지 못하고 비싼 값에 동물약을 탈 수밖에 없는 것이 현 제도의 현실”이라며 “농림부는 당장 동물병원에서 사용하는 모든 의약품(동물용의약품, 인체용의약품)의 처방전 발행을 의무화하도록 제도를 수정하고 시행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