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가 박능후 신임 보건복지부장관 임명에 대한 논평을 내고, 복지부가 ‘더 빠르게’가 아닌 ‘더 안전하게’를 기본 이념으로 삼아 보건의료정책을 펴나가 달라고 당부했다.

건약은 “박 장관이 사회 안전망 확보와 선진 보건체계를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보건 분야에서 의료체계 공공성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했지만, 청문회에서 보여준 보건의료에 대한 박 장관의 관점에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건약은 “박 장관이 국회 청문회에서 의약품 등 보건산업 육성을 추진 의지를 내보이며 국내개발 신약 약가우대 대상 확대, 항암제 등 고가 신약에 대한 신속 등재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이제는 ‘더 빠르게’를 벗어나 ‘더 안전하게’를 보건복지부의 기본 이념으로 삼고 국내 보건의료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 동안 국민의 건강과 안녕보다는 의료민영화, 제약산업 육성 등에만 초점을 맞춰왔던 보건복지부가 다시 새롭게 역할을 정립하는데 박 장관이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약은 이와 함께 ▲건강보험보장성 강화(비급여 관리 방안) ▲보건의료 관피아 방지 방안 ▲필수의약품공급체계(공공제약사) ▲찾아가는 지역보건인프라 강화에 공공약료서비스 포함 ▲공공심야약국 확대 등 5대 개혁과제를 제안했다.

건약은 “현재 약제 비급여 내용, 사용량, 본인부담 비용 등에 관한 자료가 없어 정확한 내용 파악이 선행돼야 하지만 원칙적으로 약제의 경우 비용효과성이 확보된 경우 급여 결정 되고 있어 예비급여 방식은 약제 건강보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특히 허가사항초과비급여 중 정해진 절차를 따르지 않는 경우 심사삭감에 의한 비급여는 이를 근절할 수 있는 방안 필요하고, 기준초과비급여는 본인부담차등방식 등을 고려해 급여권 내로 진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비급여 진료의 정보수집 체계 제도화를 통해 비급여 진료비 현황 파악과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비급여 의료비를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관리전담 조직 신설 등 비급여 의료 전반에 대한 관리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서는 비급여 코드 표준화 작업과 사용의무화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 건약의 입장이다.

또한 비급여 풍선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혼합진료 금지 법제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일본의 경우 1961년부터 혼합진료를 금지해 유효성·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은 진료 행위를 막고 환자의 경제력에 의한 진료 차별화를 방지하고 있다며 당장 혼합진료 금지가 어렵다면 혼합진료 시 처방전 발행을 분리하는 방안을 우선 도입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요양기관에서 불가피하게 비급여 진료를 시행할 경우 사전에 환자에게 설명을 하고 동의서를 받도록 요양기관의 사전설명의무를 명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본인부담 진료비 직권심사체계를 도입해 비급여 사후 통제기능도 강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 관피아 방지를 위해 각 부처별, 직급별 공무원들을 심사하기 위한 세부적이고 정확한 심사기준 및 가이드라인 설정 및 심사 결과와 그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도 제안했다.

현재 공직자윤리법 적용대상은 4급 이상 공무원, 경찰·소방·감사 및 조세·건축·토목 등 인허가부서 근무자 5~7급 공무원인데 여기에 보건의료부처 공직자도 포함시키고 특히 식약처 인허가부서는 조세·건축·토목과 동일하게 취급해 공직자윤리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약은 또 “필수의약품공급체계 안정화를 위해 박 장관이 ‘국가필수의약품 관리위원회나 공공제약사 설립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장기적으로는 의약품 공급의 안정성 확보를 통한 국민건강증진, 약제비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찾아가는 지역보건인프라 강화에 공공약료서비스 포함도 제안했다. 저소득층 의료이용실태에 따르면 약물 관리에서 상당한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어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는 것.

건약은 “찾아가는 지역보건인프라 강화에 약사들을 포함시켜 거동 불편한 환자 및 취약계층 집을 방문, 약물사용 관리를 병행해 포괄적 건강관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와 같은 공공약료서비스 집행을 위해 지역 내 보건소 약사 인력 확충, 공중보건약사 제도 시행, 병역 미필 약사 대체복무로 지역사회 공공약료 서비스 제공 및 의료취약지 종사 등을 제시했다.

공공심야약국의 전국적으로 확대 필요성도 언급했다. 건약은 “공공심야약국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은 물론 취약시간대 1차 보건의료서비스의 공백을 해결하기 위한 다른 어떤 제도보다도 비교 우위에 있다“며 ”장기적으로 공중보건약사 고용을 통해 인력의 안정적 확보와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