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회원 모두의 눈이 쏠린 오늘 임시총회에서는 상정 안건인 회장 불신임안, 회장 사퇴권고안, 직무정지가처분안을 두고 찬반 입장에 선 대의원들의 치열하고 팽팽한 토론이 진행됐다.

조찬휘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입장에 선 권혁로 서울 대의원은 “조찬휘 회장이 자신과 가족의 명예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대한약사회와 회원들의 명예는 중요하지 않냐”면서 “물러나는 것은 불명예가 아니고 오히려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고 약사회 분열을 일거에 회복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권 대의원은 “조 회장과 친분이 있거나 은혜를 받은 대의원들이 이번 사안에 대해서 만큼은 간절한 후배 약사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며 “젊은 약사들에게 기성세대의 가치관을 젊은 약사들에게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웅철 서울 대의원 역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사회 규정과 정관을 위반했기 때문에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다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불법이 지속됐을 것”이라며 “일부 잘못된 관례를 바로잡아 깨뜻한 약사회, 투명한 약사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연재 서울 대의원은 “이번 사태는 오랜 전통을 가진 대한약사회의 비극이다. 조찬휘 회장의 사퇴만이 회원들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조찬휘 회장 자신의 불명예를 회복시키는 길”이라며 “이순신 장군은 생즉사 사즉생이라고 했다. 조찬휘 회장이 현 상태를 유지할 경우 예측할 수 없는 불행이 약사회와 회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약사회와 회원들에게 애정이 있다면 즉각 사퇴해 달라”고 촉구했다.

최귀옥 서울 대의원은 “이번 분란의 중심에 있는 조찬휘 회장의 책임은 매우 크다“며 ”이 상황에서는 명예롭게 퇴진하는 것이 회원을 위하고 약사회를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음모, 정치적 목적은 전혀 없다. 사퇴 요구는 순수한 회원들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반대편에 선 대의원들도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적극 피력했다.

옥태석 부산 대의원은 “조찬휘 회장을 두둔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다. 회무에는 공과 과가 있을 수 있는데 과만 가지고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며 “불신임안이 가결되고 선거가 치러진다고 해서 정상적인 회무가 가능하겠나. 신임 회장은 연임을 위해 준비할 것이고 정상 회무는 요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봉길 경기 대의원은 “새정부 출범에 따라 약사회의 정책을 반영하기 위해 힘을 집중해야하는 시기지만 임시총회에 상정된 불신임안을 두고 외부에서는 집안싸움이라 보고 있다”며 “우리가 이런 비야냥을 들어서는 되겠는가.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서는 따져 묻고 적절한 조취를 취하면 된다. 발전적인 회무가 될 수 있도록 조찬휘 회장에게 힘을 모아 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영희 서울 대의원은 “선출직은 큰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사퇴 시킬 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안건을 상정해 회장을 끌어 내리려고 하는 것은 문제”라며 “조찬휘 회장이 돈을 떼어 먹은 적도 없는데 너무 심하게 하는 것 같다.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서둘러 회장을 쫓아내려는 보이지 않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 이번에 상정된 안건은 모두 폐기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영옥 서울 대의원은 “조찬휘 회장이 재임한 성북약사회장을 맡고 있다. 조찬휘 회장이 성북구약사회관을 신축해 회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며 “신축약사회관 건축 추진도 회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잘못을 했으면 지적을 해야지 부화뇌동해서 자리에서 쫓아내려고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조찬휘 회장은 "신축약사회관 재건축의 경우 의욕에 넘쳐 정관을 위배한 부분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기 때문에 용서를 구하고 있다. 그러나 연수교육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를 안하는게 좋다“면서 "12억원 적자로 시작한 연수교육비 운용은 맨땅에 헤딩을 했던 상황인데 횡령이라니 불가사의한 일이다. 제가 돈에 기웃거렸다면 절대 약사회 회무를 보지 않았을 것"이라며 단호한 어조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조 회장은 아울러 "지금까지 명예만을 위해 살았다. 하늘을 우러러 단 한번도 사리사욕을 취한 적이 없다"며 "만약 검찰 조사에서 유죄가 판명된다면 그 즉시 사퇴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