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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맹호 서울특별시의약품유통협회장“적재적소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유통의 핵심”
이효인 기자  |  pharmlhi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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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7  0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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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맹호 서울특별시의약품유통협회장

변화무쌍한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 내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무는 순간 도태되기 쉬운 세상이다. 한 분야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며 꾸준히 성장시키는 것은 그래서 쉽지 않은 일이다.

1989년 의약품 유통업에 뛰어들어 연 매출 1500억원 규모를 자랑하는 보덕메디팜을 키워내고, 현재 서울특별시의약품유통협회장으로서 업계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임맹호 대표이사를 만나봤다.

 

“가족같은 분위기가 보덕메디팜의 경쟁력“

● 보덕메디팜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1989년 설립했고 서울·경기 지역의 약국 및 병원이 주 거래처다. 오프라인 거래가 450여건, 온라인 거래가 3천개~4천여건 정도된다. 다국적사, 국내 제약사와 대부분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 품목을 다 취급한다고 보면 된다. 매출 비중은 직거래회사, 대형약국, 온라인이 3:3:3 비율이다. 연 매출 규모는 1500억여원 정도고, 연 평균 7% 정도 성장하고 있다. 의약품 유통사 매출 순위는 22위 정도 될 것이다.

● 보덕메디팜의 강점을 꼽으라면?

영업사원을 타사에서 스카우트하기 보다는 자체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퇴직한 직원들의 재입사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옛날에 근무하셨던 분들이 70살이 넘어서도 오랫동안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느 회사보다도 가족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구시대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웃음).

● 최근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덕메디팜도 건강기능식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매출 비중은?

건강기능식품의 매출 비중은 크지 않다. 건강기능식품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비중을 늘리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의약품은 보통 유통기한이 3년인데 반해 건강기능식품은 2년에 불과하다. 따라서 반품 주기가 짧고 대량 반품 발생 시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일련번호제도, 의약품 유통흐름 왜곡 초래할 것“

“제도시행에 따른 최종 피해자는 환자와 국민“

● 올해 7월부터 일련번호제도가 본격 시행된다.

어느 산업이던 간편화, 현대화로 가는 추세인데 정부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바코드, 어그리게이션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실상 제도시행은 불가능하다. 또한 제도시행을 위해서는 1800억원 정도의 시설 투자가 필요한데 정부의 지원이 하나도 없다. 유통업계가 모두 부담하라는 얘기다.

제도가 시행되면 출하 시 심평원에 반드시 실시간 보고를 해야 하는데 시스템이 딜레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약 출고가 불가능하다. 약 유통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거래선이 주문하면 하루에 2배송, 3배송 통해 바로 갖다 준다. 정부가 이런 현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약 총 생산량이 25조원~26조원 정도 된다. 이중 도매에서 도매로 움직이는 것이 16조원이다. 약의 종류가 대략 2만여 종인데 한 업체가 모든 약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능한가? 그래서 서로 필요에 따라 도매에서 도매로 약을 주고받는 것이다. 유통의 핵심은 필요할 때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것이다. 일련번호제도가 시행되면 요양기관에서 요구하는 약을 제시간에 배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줄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 일련번호제도를 막기 위한 유통협회의 대응책은?

일련번호제도가 시행되면 도매업자 모두가 범죄자가 된다. 3번 적발 시 허가가 취소되기 때문에 줄도산도 필연적이다. 정부를 상대로 현실적인 부분을 설명하고 설득을 하는 방법이 현재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일련번호제도 폐기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바코드, 어그리게션과 같은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 줘야 한다. 정부에서는 선진화, 투명화를 내세우며 제도 시행을 밀어 붙이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을 우리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 현재 유통시스템의 문제점은 없다.

유통은 생산단계부터 최종 단계인 소비자까지 유기적으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지만 현재 일련번호제도는 도매에서 흐름이 딱 끊기는 절름발이 정책이다. 왜 우리가 약의 흐름이 왜곡되는 제도를 무조건 따라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제약사의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해야 도매업체 살아“

● 불용재고약 반품 문제는 유통업계의 해묵은 현안이다.

지난번 현지 조사결과 전국적으로 쌓여 있는 불용재고약이 1800억원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도매 매출이 상당하다 보니 재고를 파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는 불합리한 계약서를 통해 유통업체에 불용재고약을 전가하거나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절반만 보상하는 등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 불용재고약 문제는 생산자가 반드시 반품을 받도록 법제화가 돼야 해결이 된다.

● 다국적사 저마진도 유통업계를 힘들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사가 40여개 있는데 대부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이 심각하다. 갑질을 간접적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기회가 한·중·일 포럼이다. 여기에서 각국의 제품 공급 원가가 공개되는데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항상 비싸게 공급받고 있다.

또한 다국적사 의약품이 보통 배로 들어오는데 대략 6개월이 소요된다. 6개월을 배에서 보내 온 의약품의 유효기간이 6개월 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빈번하다. 이런 약을 공급하고 막상 반품을 요청할 경우 외면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가장 악질적인 부분은 줄세우기를 통해 저마진을 유도한다는 점이다. 거래를 원해도 응하지 않는다. 이는 명백한 공정거래법 위반이다. 협회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소의약품 유통 기본비용이 8.8%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국적사는 평균 유통 기본비용에 한참 못 미치는 마진을 제시하고 있다. 카드수수료 등의 금융비용을 제하면 결국 4%도 채 안되는 마진을 보고 영업을 하는 것인데 밑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 의약품 도매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 최근 유통협회가 우리약살리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국내 제약사 의약품 대부분이 제네릭인데 생동성시험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리지널과 성분과 효능이 같다면 국산약을 써 주는 것이 좋은 것 아닌가? 제네릭의 활성화는 건보재정절감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발전에도 이바지하는 길이다.

 

“온라인 시장은 단골 개념 없어…오로지 출혈 가격 경쟁뿐“

●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속속 의약품 온라인몰 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

엄밀히 우리 입장에서 보면 온라인몰 자체는 업권 침해다. 하지만 온라인 시대라는 커다란 흐름을 거스를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용한 것이다. 한미, 대웅, 보령, 일동 등이 현재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는데 분명 우리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가격 경쟁으로 인해 망한 곳이 몇 군데 있다. 온라인 영업이라는 것이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약사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일반약을 미끼 상품으로 내걸고 노마진, 심지어 손해를 보며 판매하는 치열한 경쟁이 필연적이다. 기업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데 마진이 남지 않는다면 중장기 적으로 봤을 때 발을 빼는 업체들이 많아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도 온라인몰을 처음 시작한 팜스넷과 비슷한 시기에 온라인 거래를 시작했지만 전체 판매 중 온라인 판매는 30억원으로 고정시켰다. 온라인 거래는 소비자가 오로지 가격만 보고 거래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오프라인과 달리 단골이라는 개념이 있을 수 없다. 진정한 내 거래선으로 보기 힘든 이유다.

● 중장기적으로 국내 유통업계는 어떻게 재편 될 것으로 보나?

우리나라의 의약품 유통 환경은 다른 나라와 차이가 있다. 약국전문, 병원전문 도매업체가 별도로 있고, 의약품의 종류에 따라서도 다양한 전문 도매업체들이 있다. 이런 다양성 때문에 우리나라의 의약품 유통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소비자가 주문하면 하루에 2배송, 3배송까지 해주는데 얼마나 편리하나? 국내 제약사가 200여개 되는데 자기 제품을 판매하는 고유의 유통망과 거래선이 있다. 결국은 선진국과 비슷하게 가겠지만 당분간은 단순화 시키고 정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 대한약사회가 도매관리약사 신상신고율을 높이기 위해 신상신고비 인하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대한약사회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상신고 비용에 대해서도 배려를 해주고 있는데 협조하지 않으면 양심이 없는 것이다. 협회 차원에서도 도매관리약사 신상신고율 높이는 것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불용재고약 반품 법제화에 최선 다할 것“

● 서울시의약품유통협회장으로서 지난 2년 회무를 평가한다면?

선거에 나서면서 회원들에게 제시한 공약은 것은 대부분 이행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분회 활성화를 위해 서울 권역을 강북·강남·강서로 지역적으로 묶어 놨는데 회원들끼리 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중소도매 활성화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됐다.

● 향후 회사 운영 방향과 1년여 남은 회무계획은?

현재는 생존이 중요한 시기다. 회사는 확장 보다는 안정적으로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할 계획이고, 함께 하고 있는 직원들의 복지에 좀 더 신경 쓸 생각이다.

서울시의약품유통협회장으로 있으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불용재고약 문제다. 현재 대한약사회와 협의체를 만들어 놓은 상태로 법제화가 될 수 있도록 남은 임기동안 지속적으로 노력할 생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며 잠시 주춤한 상태지만 차기 정부가 들어서는 대로 정부에 청원서를 넣을 계획이다. 또한 입법을 위한 만반의 준비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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