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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등극의 과정은 갈등과 경쟁의 연속”긍정적·진취적 자세, 성공 경영의 ‘으뜸’ 덕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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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3  1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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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의 첫 번째 조건

누가 내게 회사를 이끌고 경영하는 데 가장 필요한 덕목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를 제일 먼저 꼽겠다. 회사를 경영하다 보면 수많은 고비를 만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비관적으로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회사는 꾸준히 변화하고 성장해야 하는데, 비관적인 사람은 현재에만 머물려고 하고 새로운 시도를 겁낸다.

인수 합병을 할 때도 나는 되도록 긍정적인 기운을 가진 사람들과 일하려고 한다. 아무리 합병 조건이 좋고, 사람이 선량해도 비관적이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사업을 함께하고 싶지는 않다. 반대로 객관적인 조건이 좋지 않아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무장한 사람에게는 위험 부담이 있더라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오래 전 지오영의 계열사인 성창약품이 거래처에 부도가 나서 수금을 못 하게 된 적이 있다. 규모가 큰 병원이라 남은 수금 금액도 꽤 컸는데 다행히 거래처에서 우리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치해주는 바람에 병원을 담보로 채권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하루는 부도가 난 병원을 인수하겠다며 젊은 의사 한 사람이 나를 찾아왔다.

“제가 가진 돈은 별로 없습니다. 대신 병원 건물을 은행에 잡히고 경영을 잘해서 차근차근 빚을 갚아나갈 생각입니다. 그런데 성창약품이 가장 큰 채권자더군요. 저희가 인수할 수 있도록 담보를 풀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무모한 부탁이었다. 10억원 가량의 돈이 걸려 있는 건물인데, 돈을 받을 충분한 조치 없이 담보를 풀어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익이 걸린 거래로만 생각한다면 당연히 거절해야 했다. 그런데 나를 찾아온 그 젊은 의사를 보니 예전의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믿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큰 병원을 경영할 만큼 배포도 큰 것 같았고, 무엇보다 정신이 똑바른 사람처럼 보였다. 그래서 단번에 거절하지 않고 사업 계획에 대해 좀더 자세히 들어보았다.

그는 돈 없는 사람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우선 그 취지가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경영 능력이 없다면 소용없는 일이라 병원 운영에 대한 자세한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의사들의 인건비 문제부터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구체적인 경영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자본금 부족, 복잡한 채권단 등 객관적으로 열악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있는 태도가 내 마음을 움직였다.

만일 그때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돈에만 욕심을 내는 사람이라고 판단했다면, 경영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지 않았더라면, 무엇보다 힘든 조건을 헤쳐 나갈 긍정적인 자세가 없었더라면 결정이 달라졌을 것이다. 조건 없이 담보를 풀어주고 투자까지 하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때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안전한 길만 골라 걸으려다가는 기회를 놓치고 만다. 그러므로 함께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은 위험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함께 일할 사람을 찾을 때는 위험하고 어려운 순간에 필요한 능력과 덕목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거기에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 물오리의 교훈

나는 서른네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처음으로 결혼식 주례를 했던 특별한 경험이 있다. 30대에 의약품 유통회사를 인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우리 직원 중에 한 사람이 주례를 부탁했다.

“내가 이제 서른 겨우 넘었는데 무슨 주례냐?”, “아닙니다. 제가 제일 존경하는 분이 사장님이니까 꼭 해주셔야 합니다.” 이렇게 1년을 졸라대는 바람에 너무 사양하기도 미안하고 주위 어른들의 권고도 있고 해서 주례를 서게 되었다. 세상 경험도 많지 않은 내가 주례를 서려니 주례사가 여간 고민되는 게 아니었다. 사실 해줄 말도 별로 없었다.

그러던 중에 직원들과 지방에 다녀오게 되었다. 올라오는 길에 호수에 오리가 떠 있는 멋진 광경을 보고 모두 탄성을 질렀다. 그때 옆에 있던 직원이 웃으면서 말했다. “사장님, 쟤네들 멋있어 보이죠?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면 진짜 웃겨요. 물 밑에서 엄청 빠르게 다리를 휘젓고 있거든요.”

백조가 우아한 자태를 유지하기 위해 물 밑에서 방정맞게 다리를 움직이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를 알고는 있었으나, 직접 비슷한 광경을 보니 느낌이 달랐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물 밑에서 쥐가 나도록 다리를 휘젓고 있는 오리를 보니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나는 주말에 있을 결혼식에서 물오리의 교훈을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 위에 평화롭고 우아한 모습으로 떠 있기 위해 오리는 물 밑에서 처절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부부 생활도 마찬가지다. 20년 혹은 30년씩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남녀가 한 지붕 아래 사는데 갈등과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어려움을 이기기 위해 물 밑에서 오리가 안간힘을 쓰는 것처럼 우리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우리 부부가 갈등과 어려움을 겪는 것과 똑같이 남들도 어려움을 겪는다. 다만 말하고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그것을 표현하는 순간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살면서 어려운 일을 만나더라도 밖으로 표현하기 전에 부부가 서로 다독이며 해결하려는 물 밑의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이런 내용의 주례사였던 걸로 기억한다.

● 숲의 제왕 사자도 편안한 삶은 아니다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 어디 물오리뿐이겠는가? 알고 보면 자연계의 모든 것이 살아남기 위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창공을 날아오르는 새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눈엔 자유롭게만 보이지만 몸을 하늘에 띄우려면 수만 번의 날갯짓을 해야 한다.

새나 벌레 같은 작은 생명체만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게 아니다. 동물의 제왕 사자도 마찬가지다. 사자는 생태계의 어떤 동물도 근접할 수 없는 강렬한 카리스마와 탁월한 사냥 실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여 사냥감을 놓치면 굶어 죽기도 한다.

나는 이전에 백수의 왕인 사자가 사냥을 못해 굶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다큐 프로그램에서 사자가 사냥에 실패하고, 실패가 반복되면서 굶어 죽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늘어지게 잠 자다가 배고프면 슬슬 사냥해서 먹고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자도 실제로는 자기 방식대로 안간힘을 써야만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직장 생활에서도 자연의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일을 하다보면 유독 나만 힘들게 일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맡은 구역에만 불량 거래처가 모여 있는 것 같고, 아무리 공을 들여도 고객은 거래를 터주지 않고, 집안에 돈 버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데 돈 들어갈 곳은 많고, 사무실에서나 거래처에서나 굽실거려야 하고, 나의 경쟁 상대는 늘 최강인 것 같고…….

이런 외적인 싸움도 힘들지만 나 자신과의 싸움은 더욱 힘들다. 좀더 쉬운 길을 갈 것인가, 원칙을 지킬 것인가. 바른 길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수많은 유혹을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 오늘 하루 쉴 것인가, 약속을 지킬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하면 먹고 살겠다고 아등바등 애쓰는 자신이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사람 사는 모습은 거의 비슷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해 보이지만, 그 평화와 조화를 얻기까지 안팎에서 치열한 경쟁과 갈등과 노력이 있게 마련이다.

● 왜 내 인생만 고달플까 싶을 때면 물가로 나가라

특히나 이익과 이익이 부딪치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어찌 갈등과 경쟁이 없겠는가? 아무리 성인군자라 할지라도 비즈니스에서는 첨예하게 다툴 수밖에 없다.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도 이익을 가지고 경쟁할 때에는 치졸해질 수 있다. 마음이 여린 사회 초년병들은 이런 비즈니스의 이면을 알고는 크게 상처 받는다.

그런데 비즈니스란 원래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면 상처 받을 것도 없고 고민할 것도 없다. 너무 힘들다고, 어려워서 그만두고 싶다고, 남들에게 떠벌일 필요도 없다. 남들도 다 그렇게 안간힘을 쓰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초연해 보이고 멋져 보이는 선배들도 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물 밑에선 엄청난 발짓을 하고 있다. 그것을 알면 내가 겪는 어려움을 조금은 더 쉽게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나중에 지나고 보면 대단하고 화려한 실적보다는 끊임없이 자신과 싸우고 고민한 과정들이 자신을 밀어왔음을 깨달을 날이 온다.

나이가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다들 “내 인생을 말로 다 하려면 책 10권도 모자란다.”라는 말을 한다. 누구나 인생 굽이굽이 사연을 안고 살아간다. 특히 정상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더할 나위가 없다. 쉽고 안전한 길 대신 도전하고 성취하는 길을 선택한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 큰 고비를 만난다. 그런 고비를 긍정적이고 뜨거운 마음으로 극복해낸 사람만이 정상에 오른다.

그러니 내 인생은 왜 이리 힘들고 고달플까, 그런 생각이 들면 가까운 물가로 나가라. 물 위에 떠 있는 오리를 보며 누구나 힘겨운 발길질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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